1. 서 론
Al-Si-Mg 합금은 시효경화형 합금으로 우수한 주조성과 기계적특성을 가져 복잡형상을 가지는 자동차 부품제조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Al-Si-Mg 합금의 T6 열처리시 일반적인 시효거동은 아래와 같이 알려져 있다[1-2].
Super saturated solid solution (SSSS) → Solute cluster → GP zone → β″ → β′, U1, U2, B′ → β, Si
T6 열처리중 용체화처리 이후 퀜칭과정에서 발생한 공공 (Quenched-in vacancy)은 용질을 확산시켜 시효경화를 발생시킨다. 인공시효중 형성되는 바늘형태의 β″ 정합 석출물은 Al-Si-Mg 합금계의 강도를 향상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강화 석출물로 알려져 있다. β″의 석출은 수십개 내외의 원자로 기지와 같은 결정구조로 구성된 클러스터 형성거동에 영향을 받는다[3-6]. 인공시효중 형성되는 클러스터들은 주로 석출상 형성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전구물질(precursor)이지만, 자연시효중 형성되는 클러스터는 클러스터를 구성하고 있는 Mg와 Si의 조성비율에 따라 시효석출을 억제할 수 있는것으로 알려져있다. 즉, Mg-Mg 또는 Si-Si 클러스터와 같이 Mg/Si 비율이 1.0을 크게 벗어나는 클러스터들은 인공시효를 억제하며, 이러한 효과는 특히 Si이 다량 함유된 Al-Si-Mg 합금에서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7]. 반대로 Mg/Si 비율이 1에 가까운 Mg-Si 공동클러스터(Co-cluster)들은 인공시효시 석출상 형성을 가속화하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Al-Si-Mg 또는 Al-Mg-Si 합금계에서는 합금의 Mg/Si 비율과 관계없이 Si-Si 클러스터가 시효초기에 강하게 발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Si이 국부적으로 변형된 기지에 높은 친화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조사되었다[4]. 따라서, Al-Si-Mg 합금은 자연시효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Si-Si 클러스터가 강하게 발달하여 Mg-Si 공동클러스터 형성이 억제되고, 이로 인해 인공시효시 경화능이 감소하여 기계적특성이 저하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Al-Mg-Si 전신재 합금에서는 100°C 정도에서의 온도에서 복원 열처리를 하여 자연시효 중 발생한 클러스터를 재용해시키고 GP-zone과 같은 석출상 형성을 가속화시켜 시효경화능을 높인다[8].
공정특성상 Al-Si-Mg 주조용 합금은 Al-Mg-Si 전신재 합금과는 다르게 자연시효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지 않아 별도의 복원처리를 수행하지 않는다. 그러나 Al-Si-Mg 합금 또한 자연시효로 인해 특성이 감소하며, 전신재 대비 매우 높은 Si 함량으로 인해 Si-Si 클러스터가 빠르게 형성되어 자연시효로 인한 강도 감소는 더 빠르게 발생할 것으로 추측된다[9-11]. 주조합금에 보통 쓰이지 않는 복원 처리를 수행하는 대신에, 인공시효 온도를 증가시킴으로써 자연시효로 형성된 클러스터를 분해하는데 필요한 구동력을 높이는 공정을 고안해볼 수 있다. 이 경우 높은 시효 온도로 인해 석출상들은 필연적으로 조대화되지만 석출상 분율 또한 증가하여 기계적 특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Al-Si-Mg 합금의 T6 열처리중 인공시효 온도가 자연시효의 부정적인 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여, 자연시효된 Al-Si-Mg 합금의 기계적 물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열처리 공정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2. 실험 방법
직경 100 mm 내외의 크기를 갖는 동양피스톤㈜ 피스톤 금형 적용 A356.2 상용합금을 이용하여 인공시효 온도가 자연시효된 Al-Si-Mg 합금의 T6 열처리 거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였다. 사용된 합금 조성을 표 1에 나타내었다. 먼저 A356.2 합금을 540°C에서 6시간 동안 용체화처리를 수행한 뒤 수냉하였다. 이후 상온에서 각각 1시간 및 7일 동안 자연시효 하였다. 자연시효된 A356.2 합금은 각각 160°C 및 180°C에서 최대 14시간까지 인공시효 한 후 수냉하였다. 본 연구에 사용된 자연시효 시간과 인공시효 온도를 이용하여 열처리한 시료의 이름을 1H160, 1H180, 7D160 및 7D180으로 명명하였다 (표 2).
경도와 미세조직 분석을 위해 절단된 피스톤 금형 소재의 중심부를 시료로 채취하였다. 각각 다른 조건으로 열처리된 Al-Si-Mg 합금의 시효 거동을 조사하기 위해 비커스 경도기(Mitutoyo corporation, HM200)를 이용하여 하중 10 g, 하중시간 15초의 조건으로 각각 7회씩 시효경도를 측정하고 평균값을 계산하였다. 미세조직 분석은 광학현미경 (OM, Nikon, MA200), 시차주사열량계 (DSC, Perkin Elmer, DSC 8500), 전자탐침미세분석기 (EPMA, JEOL, JXA8530F)와 투과전자현미경 (TEM, JEOL, JEM-2100F)을 활용하였다. DSC 분석은 Ar 분위기에서 분당 10°C의 승온속도로 400°C까지 수행하였다. 얻어진 DSC 프로파일에서 피크분석은 적분 면적 계산을 통해 반응열과 중심 반응 온도를 측정하여 각 시편들의 미세구조를 유추하였다. TEM 시편의 제작은 집속이온빔 (Thermo Fisher Scientific, Scios2) 장비를 이용하여 수지상 조직 중심부를 시편으로 채취하였다. 이후 나노구조 분석을 위해 [001] 기지방향에서 클러스터 관찰은 저배율의 명시야상 (BF) 이미지를, 석출물 관찰의 경우 고배율의 고분해능 (HR-TEM) 이미지를 활용하여 TEM 분석을 수행하였다. 관찰된 클러스터 또는 석출물 분포는 TEM 시료의 두께를 측정하여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TEM 시료의 두께는 [100] zone axis 근처의 두개빔 조건에서 수렴빔 전자회절 (CBED) 기법을 이용해 측정하였으며, 사용된 TEM시편의 두께는 100 ~ 150 nm 정도로 분석되었다. 이후 30장 이상의 고배율 TEM 이미지에서 FFT 패턴을 활용해 β″ 상을 구별하고 이미지 분석을 수행하여 석출물 크기 및 분포를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광학현미경으로 촬영한 A356.2 합금의 초기 미세조직을 그림 1에 나타내었다. 전형적인 주조조직을 나타내고 있음이 확인되며, 2차수지상간격(SDAS)은 68.9 μm 으로 측정되었다. 용체화처리된 Al-Si-Mg 합금의 EPMA 분석결과를 그림 2에 나타내었다. 그림 2a의 후방산란전자 (BSE) 이미지는 여러 개의 셀로 이루어진 A356.2 합금의 정출상 조직을 나타낸다. 그림 2a에 나타낸 빨간색 선과 같이 셀 내부 영역의 Mg, Si 조성에 대해서 선분석을 수행하였고 결과를 그림 2b,c에 나타내었다. Mg과 Si의 조성은 각각 ~0.8 wt%, ~1.2 wt.%로 측정되었다. 특히 EPMA에서 분석된 Mg 조성은 0.4 wt%의 Mg 합금조성 대비 2배 가량 높게 측정되었는데 이는 수지상 셀 구조 내부에 Mg가 비교적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Mg, Si이 가지는 낮은 분배계수로 인해 예측되는 불균일한 용질분포와는 달리, 용체화처리로 인해 기지내 용질이 균일하게 분포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본 분석결과는 경도 측정이나 TEM분석시에 발생할 수 있는 위치에 따른 편차를 무시할 수 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기지내 높은 Si 함량으로 자연시효시 Si-Si 클러스터 형성에 유리한 초기조건을 가지고 있음을 보인다.
서로 다른 조건에서 시효된 4개의 시편에 대한 시효경도 측정결과를 그림 3에 나타내었다. 자연시효시간에 관계없이 160°C의 시효온도의 경우 11 시간의 시효시간에서 최대경도를 나타내었으나, 자연시효 시간이 7일일 때(7D160) 아시효 단계에서의 경도 및 최대경도가 자연시효시간 1시간 대비 (1D160) 약 10 HV 정도 감소하였다. 이는 160°C의 인공시효 온도를 사용하였을때 자연시효가 인공시효시 시효경화능을 감소시킴을 알 수 있다. 반면, 인공시효 온도가 180°C 일 경우 최대경도를 나타내는 시효시간이 2시간으로 160°C 대비 시효속도가 증가하였으며, 자연시효 시간에 따른 시효경도 편차는 감소하였다. 즉, 시효온도를 증가시키면 자연시효로 인한 최대경도 하락을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4와 표 3은 각각 다른 조건에서 시효된 4개의 시편을 2시간 동안 인공시효 한 뒤 DSC 분석한 결과이다. 160°C의 인공시효 온도에서는 β″과 β′ 형성으로 인한 발열 피크가 동시에 관찰되지만 (그림 4a), 180°C의 인공시효 온도에서는 β′ 형성으로 인한 발열 피크만이 관찰된다[12]. 이는 160°C 2 시간의 인공시효 조건에서 β″ 형성을 위한 용질이 잔존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반면, 180°C 2시간의 인공시효 조건에서는 용질이 모두 고갈되고 석출상이 대부분 β′을 형성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그림 3에서 160°C 2시간의 인공시효 조건이 아시효단계, 180°C 2 시간의 인공시효 조건이 피크시효 단계에 해당하는 것과 일치한다. 또한 표 3에 나타난 바와 같이, 7일간의 자연시효는 인공시효 온도와 관계없이 β″ 및 β′ 반응열의 절대값을 감소시켰음이 확인된다. 특히 β′ 형성을 위한 반응열 감소폭이 컸기 때문에 자연시효로 인해 β″ 형성이 억제되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적분면적 평균값으로 계산된 Tpeak 값은 160°C 시효시에는 자연시효 시간에 따라 10°C 정도의 편차가 발생하지만, 180°C의 시효온도에서는 2°C 정도로 관측되어 오차 범위 이내의 편차를 보였다. 따라서 160°C 시효시에 DSC 분석 중 석출을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구동력 또한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본 결과는 7D160 시편이 2시간 인공시효 되었을 때 β″ 석출물 또는 클러스터가 1H160 시편 대비 작은 크기와 부피분율을 가지고 있음을 암시한다. 그러나 180°C의 인공시효 온도는 β″ 부피분율을 다소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측되지만, 자연시효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를 억제하는데 비교적 효과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림 5는 160°C에서 2 시간 동안 인공시효된 1H160 및 7D160 시편의 TEM 이미지를 나타낸다. 그림 5a,b와 같이 [100] 방향에서 1H160 및 7D160 시편에 대한 명시 야상 TEM 분석 결과, 두 시편 모두 5 nm 내외의 구형의 클러스터들로 대부분 구성되고 있었으며, DSC 분석결과에서 함께 예측된 β″ 석출은 클러스터 대비 미미하였다. 클러스터로 추정되는 contrast에 대해 고분해능 TEM 분석 결과, Al 기지와 같은 fast Fourier transform (FFT) 패턴을 가지고 추가적인 패턴을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그림 3에서 확인된 2시간 인공시효시 1D160 및 7D160의 경도상승은 주로 구형의 클러스터 형성으로 인한 것이며, 1H160 대비 7D160의 낮은 경도는 구형의 클러스터의 크기와 분포에 기인하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180°C에서 2 시간 동안 인공시효된 1H180과 7D180 시편의 TEM 이미지를 그림 6에 나타내었다. 그림 5의 1H160과 7D160과 다르게 Al 기지이외에 FFT 패턴이 발견되며, 이는 기지와 다른 결정구조를 가지는 석출물이 형성된 것을 의미한다. FFT 패턴 분석결과 해당 석출물들은 대부분 monoclinic 구조의 β″ 상으로 규명되었으며, 이는 그림 3의 시효경도 측정결과와 그림 4의 DSC 분석결과와 상응한다.
그림 7은 그림 5,6에서 관찰된 클러스터 및 β″ 석출물 크기분포에 대한 정량분석 결과를 나타낸다. 먼저 1H160과 7D160의 결과를 통해 160°C 2시간의 시효조건에서 자연시효 시간이 1시간에서 7일로 증가하였을 때 클러스터의 크기와 분포밀도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그림 3에서 확인된 1H160 대비 7D160의 낮은 경도는 구형의 클러스터의 작은 크기와 낮은 분포밀도에 기인하며, 160°C의 시효온도를 사용할 경우 자연시효로 인해 Al-Si-Mg 합금의 기계적 물성이 악화될것을 예측할 수 있다. 반면 180°C 2시간의 시효조건에서는 β″ 석출물 크기분포가 자연시효 시간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이는 시효경도 및 DSC 분석결과 (그림 3,4)와 일치한다. 결과적으로 시효온도가 160°C에서 180°C로 증가할 경우 자연시효가 클러스터 및 석출물 형성거동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자연시효에 상당시간 노출된 Al-Si-Mg 합금의 기계적 물성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높은 인공시효 온도가 자연시효의 후속 인공시효거동에 대한 부정적인 효과를 억제하는 사실은 자연시효 중 형성된 클러스터들이 고온시효 초기에 빠르게 분해되어 시효석출에 필요한 용질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Al-Si-Mg 합금에서 클러스터는 결정학적인 관점에서 크게 3개로 나뉘어 보고되고 있다: (a) 구형의 형상을 가지는 Cluster 1, (b) {111} 면을 정벽면으로 하는 침상의 Cluster 2 그리고 (c) {110} 면을 정벽면으로 하는 침상의 Cluster 3 3]. 또한 Serizawa의 연구에 따르면 클러스터는
시효 조건에 따라 2개로 구분될 수 있다[13]. 자연시효 동안 형성되는 Cluster(1)은 높은 열안정성으로 인해 일반적인 소부경화 온도 (130°C)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는 반면, 100°C의 온도에서 형성되는 Cluster(2)는 비슷한 Mg/Si 비율로 인해 β″의 형성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erizawa가 다른 연구논문을 통해 보고한 바에 따르면, Cluster(1)은 DSC 분석결과 180°C를 용해의 시작점으로 제안되었다[14]. 즉, 본 연구에서 자연시효에 영향을 미쳤던 클러스터는 Cluster(1)과 연관이 깊은 것을 알 수 있으며, 180°C에서 자연시효의 영향이 적었던 이유는 Cluster(1)의 용해가 인공시효 초기에 빠르게 진행되었기 때문으로 유추할 수 있다.
4. 결 론
상온에서 각각 1시간 및 7일 동안 자연시효된 A356.2 합금의 인공시효거동을 경도, DSC 및 TEM 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결과는 아래와 같이 요약 가능하다.
상온에서 7일간 자연시효된 A356.2 합금은 160°C에서 인공시효시 1시간 자연시효 조건 대비 최대경도가 감소하였다. 그러나, 인공시효 온도가 180°C일 경우 자연시효에 따른 시효경도 감소는 미미하였다.
자연시효 및 인공시효된 시료들에 대한 DSC분석결과, 160°C 인공시효 온도에서는 β″ 및 β′ 형성으로 인한 발열 피크의 온도범위와 반응엔탈피가 자연시효 시간 증가에 따라 감소하였다. 그러나 180°C의 온도에서는 자연시효에 따른 DSC 분석결과에 편차가 없었다.
자연시효 시간에 따른 클러스터 및 석출물 분포는 160°C의 인공시효 온도에서 큰 편차를 보인 반면, 180°C의 인공시효 온도에서는 큰 편차를 보이지 않았다.
높은 인공시효온도는 자연시효중 형성된 Cluster(1)을 시효 초기에 빠르게 용해시켜 자연시효의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고온의 인공시효를 포함하는 다단 시효 공정을 통해 Al-Si-Mg 합금의 자연시효 효과를 제거하고 기계적특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열처리 기술이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