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마그네슘 합금은 가볍고 비강도가 높으며 우수한 열전도성과 진동 감쇠능을 가지고 있어 자동차, 항공우주 및 생체 재료 등의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1-6]. 그러나, 마그네슘의 강도는 알루미늄과 같은 다른 경량 금속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광범위한 산업적 적용이 어렵다. 마그네슘의 강도 향상을 위해 합금원소로 알루미늄을 첨가한 Mg-Al 계 합금들이 개발되었고 지난 수십년 간 이를 활용한 다양한 연구들이 수행되어 왔다[7-10]. 특히, AZ61, AZ80, AZ91과 같이 Al이 6wt% 이상 첨가된 Mg-Al계 상용 마그네슘 합금은 시효 열처리를 통해 Mg17Al12상을 석출시켜 강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11-14]. Mg-Al 계 합금에서는 시효 온도에 따라 연속 석출물(continuous precipitate, CP)과 불연속 석출물(discontinuous precipitate, DP)이 석출되며, 이들 석출물의 형태, 분포 및 분율에 따라 합금의 기계적 특성이 달라진다[15-17]. 연속 석출물은 결정립 내에서 irregular slab 및 Widmanstätten 구조로 판상의 형태로 석출되는 반면, 불연속 석출물은 결정립계에서 형성된 후 lamellar 구조로 결정립내로 성장한다[11,18]. 또한, 연속 석출물은 결정립 내에 기지와 일정한 방위 관계를 가지며 미세하게 형성되고, 불연속 석출물은 결정립계에서 비교적 조대하게 형성되지만 경도는 연속 석출물 보다 높다. 일반적으로, 고온 시효 조건(300 °C 이상)에서는 연속 석출물의 형성이 지배적이며, 저온 시효 조건(150 °C 이하)에서는 불연속 석출물의 형성이 지배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1,19-21]. 고온 시효에서는 연속 석출물이 빠르게 형성되는 장점이 있지만, 연속 석출물의 크기가 조대하며 불연속 석출물이 형성되지 않아 시효 처리에 따른 석출 강화 효과가 적다. 반면, 저온 시효에서는 불연속 석출물의 형성으로 인해 석출 강화 효과는 우수하지만, 석출 속도가 느려 긴 시효 열처리 시간이 소요되며 시효 시간이 경과됨에 따라 석출물의 조대화가 발생하면 인장 시 균열 형성 위치로 작용하여 물성 저하를 야기시킨다[22,23].
따라서, Mg-Al계 합금의 석출강화 효과와 이에 따른 기계적 물성 향상을 위해서는 연속 석출물의 크기는 감소시키고 석출물 입자 수 밀도는 증가시켜야 하며, 불연속 석출물의 형성과 성장을 억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이전 연구에서는 다양한 합금 원소(Sn, Si, Sb, Ca, Y 등)를 첨가하여 연속 석출물의 핵생성 사이트를 증가시키고 불연속 석출물의 성장을 억제하였다[8,24,25]. 하지만, 합금 원소의 첨가는 소재 가격 증가, 밀도 증가, 내부식성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26,27]. 따라서, 최근 연구에서는 합금 원소의 첨가 없이 마그네슘 합금에서 쉽게 발생하는 {10–12} 인장 쌍정을 형성시킴으로써 석출거동을 촉진시키고 석출 강화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19,22]. {10–12} 인장 쌍정은 상온에서 낮은 응력에서도 쉽게 형성되며, 형성 시 유효 결정립 크기를 감소시키고 집합조직 변화를 야기시킬 뿐만 아니라, 쌍정 내 높은 변형 에너지로 인해 시효 열처리 시 미세한 연속 석출물이 다량 형성되어 합금의 기계적 특성이 크게 향상된다[28,29]. 따라서, {10–12} 인장 쌍정의 형성은 고온 및 저온 시효 조건에서도 기존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석출물의 형상 및 분포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고온 시효 조건에서 {10–12} 인장 쌍정의 형성을 통해 피크시효시간을 약 88% 단축시키고 인장강도를 약 18%, 연신율을 약 95% 향상시킨 결과가 보고되었다[19]. 하지만, {10–12} 인장 쌍정이 저온 시효 조건에서 지배적으로 석출되는 불연속 석출물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석출시간을 단축시킬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저온 시효 열처리 시 {10–12} 인장 쌍정으로 인한 석출거동 변화에 대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AZ80(Mg-8Al-0.5Zn, wt.%)합금 압출 판재를 횡방향(transverse direction, TD)으로 6% 압축하여 다량의 {10–12} 인장 쌍정을 형성시킨 후 150 °C의 저온에서 시효 열처리를 수행하여 석출 거동과 미세조직 변화를 관찰하였다. 또한 쌍정이 존재하지 않는 초기 압출 판재와의 불연속 석출물 및 연속 석출물의 형성과 성장 거동을 비교 분석하여 {10–12} 인장 쌍정이 저온 시효거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보다 면밀히 조사하였다.
2. 실험 방법
본 연구에서는 Mg-8.0Al-0.5Zn-0.2Mn (wt.%)의 화학 조성을 가지는 상용 AZ80 합금을 사용하였다. 압출을 위한 빌렛을 제조하기 위해, 도가니에 순수 마그네슘을 장입하고 720 °C에서 용해시킨 후 Al, Zn의 합금원소를 첨가하여 20분 동안 유지하였고, 용해 중 용탕의 산화를 방지하기 위해 CO2와 SF6 혼합 가스를 주입하며 용해시킨 후 안정화된 용탕을 210 °C로 예열된 스틸몰드에 출탕하여 압출 빌렛을 제조하였다. 제조된 빌렛은 410 °C에서 24시간 동안 균질화 열처리를 수행한 후 수냉시켰다. 압출을 위해, 균질화 처리된 빌렛을 직경 80 mm로 가공 후 350 °C의 온도에서 1시간 동안 예열한 후, 300 ton의 용량을 가지는 수평식 유압 압출기를 이용하여 직접압출(direct extrusion)을 실시하였다. 이때 압출 온도는 350 °C, 램 속도(ram speed)는 1 mm/s, 압출비(extrusion ratio)는 8:1의 조건에서 진행되었다.
제조된 압출 판재는 410 °C에서 24시간동안 균질화 열처리 후 수냉하였다. 압출재로부터 35 mm(length) × 30 mm (width) × 11 mm(thickness)의 직육면체 시편을 가공하였다. 가공된 시편 내에 {10–12} 인장 쌍정의 형성을 위해 상온에서 기계적 만능 시험기를 이용하여 압출재의 횡방향(TD)으로 6% 압축 변형을 부과하였다. 쌍정 형성에 따른 저온 석출거동을 비교하기 위해 쌍정이 존재하지 않는 압축 변형 전 시편(extruded sample)과 압축 변형으로 {10–12} 인장 쌍정이 형성된 시편(twinned sample)을 150 °C에서 1 시간에서 600 시간까지 시효시간을 다르게 하여 시효 열처리를 수행하였다.
Extruded sample과 twinned sample의 미세조직, 석출물, 집합조직 분석을 위해 광학현미경(optical microscope)과 전계방사형 주사 전자 현미경(field emission scanning electron microscope, FE-SEM), 그리고 전자 후방 산란 회절 기법(electron backscatter diffraction, EBSD)을 이용하여 압출재의 extrusion direction(ED)-TD단면을 관찰하였다. 미세조직 변화 관찰을 위해 시효 열처리 전, 후 시편들을 #120~#2000 연마지(abrasive paper)로 단계적으로 연마 후 1 µm 및 3 µm 다이아몬드 페이스로 연마하였고, 최종적으로 OP-S suspension을 사용하여 연마하였다. 연마된 시편은 증류수 5 ml, 에틸알코올 50 ml, 피크릭 산 1.5 g, 아세트산 5 ml 혼합용액을 사용하여 에칭하였다. EBSD 분석은 TexSEM Laboratories (TSL)사에서 제공되는 OIM(orientation imaging microscopy) Analysis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수행되었다. 두 시편의 시효 경화 거동을 분석하기위해 시효 열처리된 시편들을 비커스 경도시험기를 이용하여 경도 측정하였으며, 경도 값은 각 시편당 15회씩 측정하여 최댓값과 최솟값을 제외한 나머지의 평균으로 나타냈다.
3. 결과 및 고찰
3.1 초기 미세조직
그림 1(a)-(c)는 시효 열처리 전의 extruded sample과 twinned sample의 EBSD 분석 결과로서, 두 시편의 역극점도 지도(inverse pole figure map, IPF map)와 (0001) 극점도(pole figure), 그리고 twinned sample의 경계도(boundary map) 및 회전각(misorientation) 분포도를 보여준다. Extruded sample은 쌍정이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등방성의 결정립들로 이루어진 완전 재결정 조직(fully recrystallized structure)을 가지며 75.2 µm의 평균 결정립 크기를 갖는다. 또한 대부분의 결정립의 c축이 압출면과 수직한 방향(normal direction, ND)으로 평행하게 배열되어 있는 전형적인 마그네슘 압출재의 기저면 집합조직을 가지고 있으며, 최대 집합조직 강도(maximum texture intensity)는 9.3으로 압출 중 ND 방향으로 가해지는 압축 응력으로 인해 강한 집합조직이 형성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집합조직을 가지는 압출재를 TD 방향으로 압축하면 c-axis extension stress mode가 되어 {10–12} 인장 쌍정이 대부분의 결정립들에서 형성된다. Boundary map과 misorientation 분포도에 따르면, twinned sample에서는 {10–11} 수축 쌍정과 {10–11}-{10–12} 이중 쌍정은 형성되지 않으며 {10–12} 인장 쌍정만이 형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형성된 {10–12} 인장 쌍정의 면적 분율은 63.9%으로 높으며 쌍정립계 형성으로 인해 유효 결정립 크기가 45.8 µm로extruded sample에 비해 39% 감소한다. 또한, {10–12} 인장 쌍정의 활성화로 인하여 c축이 ND 방향과 평행하게 배열되어 있던 (0001) pole들이 TD 방향으로 86.3°의 격자 재배열이 발생하여 TD 방향으로의 강한 집합조직이 형성된다.
3.2 시효 경화 거동
그림 2는 extruded sample과 twinned sample을 150 °C에서 시효 열처리 후 시효 시간에 따른 경도 변화를 보여준다. 시효 전 extruded sample과 twinned sample의 경도는 각각 60.9 Hv, 74.2 Hv로 twinned sample의 초기 경도 값이 extruded sample 보다 약 22% 높다. 쌍정이 발생하기 용이한 응력 조건으로 변형을 부과하더라도 쌍정은 단독으로 발생할 수 없으며 슬립이 동반되어 발생한다[30-33]. 따라서 6%의 압축 변형을 부과하면 {10–12} 인장 쌍정 형성과 함께 슬립이 발생하여 소재 내에 전위 밀도가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전위 밀도 증가는 변형 가공 효과를 야기하여 소재의 경도를 향상시킨다. 또한 쌍정립계 형성으로 인해 유효 결정립의 크기가 크게 감소하였기 때문에, Hall-Petch 관계식에 따라 twinned sample이 더 높은 초기 경도를 가지게 된다[34]. Extruded sample과 twinned sample의 시효 처리에 따른 가장 높은 경도를 가지는 시간인 피크 시효 시간(peak-aging time)은 각각 200 시간, 32 시간이며 이때의 경도 값은 각각 93.6 Hv, 96.3 Hv이다. 이를 통해 twinned sample의 피크 시효 시간이 extruded sample에 비해 84% 크게 단축되고 최대 경도 값 또한 소폭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시효 중 두 시편의 경도 변화율을 보면 피크 시효 시간에 도달하기까지 경도 변화의 증가 폭이 extruded sample이 twinned sample 보다 약 24% 높았다. 이는 extruded sample은 석출로 인한 경도 향상만이 나타나는 반면, twinned sample은 석출로 인한 강도 향상과 더불어 압축 변형으로 인해 형성된 전위들이 시효 열처리 중에 회복(recovery)과정을 통해 일부 소멸되기 때문이다. 시효 초기 단계에서부터 발생하는 이러한 회복 과정은 전위가 교차슬립(cross lip) 또는 상승(climb)을 통해 전위들이 재배열되거나 소멸하여 전위 밀도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변형된 소재의 경도 변화 증가폭이 감소한다는 이전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22,35,36]. 피크 시효 시간 이후에는 두 시편 모두 과시효로 인한 석출물 조대화로 인해 경도가 감소한다.
그림 3은 시효 전 extruded sample과 twinned sample의 EBSD 측정으로 얻어진 kernel Average Misorientation (KAM) map을 보여준다. KAM은 중심 point와 설정된 kernel 크기 내의 주변 point 간의 방위 차이, 또는 kernel 내부의 다른 point 들 간의 방위 차이를 평균한 값이다[37,38]. 따라서 KAM 값은 소재의 내부 변형 에너지(internal strain energy)와 비례한다. 내부 변형 에너지와 석출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일반적으로 내부 변형 에너지가 높으면 석출 구동력의 증가로 인해 석출이 빠르게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17,39]. Extruded sample의 KAM map에서는 대부분의 결정립들이 낮은 KAM값을 가지는 파란색을 띄며, 평균 KAM 값이 0.36으로 낮다(그림 3a). 압출 공정 중에 큰 변형이 부과되어 소재 내에 변형 에너지가 축적되지만 동적 재결정 발생을 통해 대부분 소멸된다. 또한 압출 후 수행된 균질화 열처리로 인해 내부 변형 에너지가 감소되어 extruded sample은 낮은 KAM 값을 보이게 된다. 반면, twinned sample의 KAM map에서는 대부분의 결정립들이 녹색을 띄며 이는 높은 KAM 값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그림 3b). 이는 압축 변형으로 인해 {10–12} 인장 쌍정이 형성되고, 전위 밀도가 증가하면서 내부 변형 에너지가 증가되기 때문이다. Twinned sample의 평균 KAM 값은 1.14로, extruded sample에 비해 약 3배 높으며, 이는 twinned sample이 extruded sample 보다 월등히 높은 석출 구동력을 내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압축 변형 및 시효 처리 전후의 전위 밀도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그림 4(a)에는 피크 시효 상태에서 twinned sample의 KAM map을, 그림 4(b)에는 각 sample의 GND(Geometrically Necessary Dislocation) 밀도를 나타냈다. 각 sample의 GND 밀도는 extruded sample이 0.44 × 1014m-2, twinned sample이 1.38 × 1014m-2, 피크 시효 상태의 twinned sample이 0.89 × 1014m-2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압축 변형 후 전위 밀도가 상당히 증가하였음을 보여준다. 또한, twinned sample의 피크 시효 상태에서의 KAM 값은 시효 전 1.14에서 0.8로 감소했으며, GND 밀도가 36% 감소하였다. 이를 통해, 시효 열처리 중 회복이 발생하였음을 알 수 있다.
3.3 석출거동
그림 5는 시효 시간에 따른 두 시편의 석출거동을 주사 전자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를 보여준다. 그림 5(a)에서 extruded sample은 시효 시간 1 시간에서는 연속 석출물과 불연속 석출물이 거의 관찰되지 않았으며, 시효 시간 24시간에서 연속 석출물이 소량 관찰되기 시작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불연속 석출물이 연속 석출물에 비해 빠르게 생성 및 성장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시효 시간 64 시간 및 피크 시효 시간인 200 시간에서는 연속 석출물과 불연속 석출물의 성장이 활발히 발생한다. 시효 초기 단계에서 이러한 불연속 석출물의 우선 석출과 시효 시간이 증가함에 따른 연속 석출물의 생성 및 성장은 Mg-Al계 합금의 저온 시효 거동에 대한 이전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20,21]. 반면, 그림 5(b)에서 twinned sample은 시효 시간 4 시간까지 불연속 석출물이 거의 관찰되지 않으며, 시효 시간 16 시간 및 피크 시효 시간인 32 시간에서 매우 소량의 불연속 석출물이 관찰된다. 불연속 석출물과는 달리, 연속 석출물은 시효 1 시간에서부터 {10–12} 인장 쌍정 내에 빠르게 석출된다. 또한 쌍정이 발생하지 않는 잔류 기지 영역(residual matrix region)에서도 연속 석출물이 extruded sample에 비해 빠르게 생성 및 성장한다. 피크 시효 시간에서는 쌍정 내부와 잔류 기지 영역 모두에서 연속 석출물이 더 많이 형성되지만, 불연속 석출물의 양에는 큰 차이가 없다. 이를 통해, 시효 초기 단계에서 연속 석출물은 extruded sample보다 twinned sample에서 빠르게 석출되는 반면, 불연속 석출물은 extruded sample에서 빠르게 석출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두 시편에서 각 석출물의 양, 크기 및 분포가 매우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6은 두 시편의 시효 시간에 따른 연속 석출물의 변화를 보여주는 SEM 미세조직 사진이다. 두 시편 모두 시효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연속 석출물의 수와 크기가 증가하며, 연속 석출물의 석출 속도는 twinned sample이 extruded sample에 비해 상당히 빠르다. 연속 석출물의 형상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는데, extruded sample은 연속 석출물이 긴 막대 형태로 형성된 반면, twinned sample은 쌍정립계와 쌍정 내에서 아주 짧은 막대 형태로 형성되며 크기 또한 extruded sample에 비해 상당히 미세하다. 이러한 연속 석출물의 차이가 경도에 미친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extruded sample의 기지 영역과 twinned sample의 쌍정 내부의 경도를 비커스 경도기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비커스 경도 측정은 0.01 kgf의 하중으로 10초 동안 진행하였다. Extruded sample는 시효 시간 1 시간에서는 시효 전 경도(60.9 Hv)와 비슷한 경도를 보이며, 피크 시효 시간(200 h)에는 79.7 Hv의 경도를 가진다. Twinned sample의 쌍정 내부 경도는 시효 시간 1시간에서부터 77.1 Hv로 높은 값을 보이며, 피크 시효 시간(32 h)에서 91.7 Hv로 매우 높은 경도 값을 가진다. 따라서, 이러한 쌍정 내 형성된 다량의 미세한 연속 석출물이 twinned sample의 전체 경도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그림 2). 쌍정 내에서의 연속 석출물의 빠른 석출과 짧고 미세한 석출물의 형상은 {10–12} 인장 쌍정 내부의 높은 전위 밀도로 인한 결과이다. Twinned sample의 경우, 압축 변형을 받으면서 기지 내에서 형성된 <a> 전위가 쌍정립계를 통과하면서 <c+a> 전위로 바뀌면서 이동이 어려워지고 쌍정 내부에 축적된다[40,41]. 따라서, 전위 밀도는 기존의 기지 결정립에서도 슬립에 의해 증가하지만, 쌍정 내부에서 더욱 집중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를 보여주기 위해 TEM 분석 결과를 그림 7에 나타냈다. 쌍정 내부에서는 높은 전위 밀도가 관찰되며, 기지 영역에서도 다수의 전위가 관찰된다. 한편, 연속 석출물의 생성은 체적 확산을 통해 발생하는데, 쌍정립계는 Al의 용질 확산을 위한 효과적인 이동 경로 역할을 하므로 확산 속도를 촉진시킨다[42,43]. 또한, 쌍정 내 축적된 전위들은 용질 원자의 확산을 가속화하고 석출물의 핵생성 사이트로 작용하여 시효 초기부터 연속 석출물이 빠르게 생성된다[44]. 쌍정 내에 형성된 연속 석출물의 형상이 extruded sample에서와는 달리 짧은 막대 형태를 가지는 것 또한 쌍정 내 전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용질의 확산 거동은 전위 밀도뿐만 아니라 전위의 유형에도 매우 큰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로 인해 최종적인 석출물의 형태가 결정된다. 쌍정 내부에 축적된 <c+a> 전위는 Al의 용질 확산을 빠르게 하여 연속 석출물의 생성은 촉진시키지만, 연속 석출물의 성장 방향인 <1–120> 으로는 위치하지 않아 석출물의 성장은 저하된다. 따라서, 쌍정 내부에서는 석출물의 성장보다는 핵생성이 용이하게 되어 많은 연속 석출물들이 짧은 막대 형태로 미세하게 생성되며, 이로 인해 twinned sample은 extruded sample보다 높은 경도를 가진다.
그림 8는 두 시편의 시효 시간에 따른 불연속 석출물의 석출거동을 보여주는 SEM 미세조직 사진이다. 두 시편 모두 결정립계를 따라 lamellar 구조의 불연속 석출물이 관찰된다. Extruded sample에서는 시효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불연속 석출물의 층상간격(interlamellar spacing)이 증가하는 반면, twinned sample에서는 불연속 석출물이 소량 관찰되며 피크 시효 시간까지 층상간격의 큰 증가가 없다. 이러한 두 시편에서 차이는 불연속 석출물에 대한 구동력 차이로 인한 결과로 사료된다. 연속 석출물과 불연속 석출물은 서로 경쟁적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저온에서 시효 열처리를 할 경우 연속 석출물에 비해 불연속 석출물의 석출이 우세함에도 불구하고 twinned sample의 경우 시효 초기에서부터 쌍정 내에 우선적으로 형성되는 연속 석출물에 의해 석출 구동력이 감소하여 불연속 석출물의 형성이 어렵게 된다. 또한, 쌍정립계에 의해 불연속 석출물의 성장이 방해되는 현상이 관찰된다. 24 시간 시효 처리된 twinned sample의 미세조직을 살펴보면, 불연속 석출물의 성장이 쌍정립계를 넘어가지 못하고 가로막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 9). 쌍정립계를 경계로 쌍정 내부와 잔류 기지 영역의 결정학적 방위가 크게 변하므로 불연속 석출물이 쌍정립계를 넘어 성장하려면 성장 방향을 급격히 변경해야 하고, 결정립계 보다는 낮더라도 쌍정립계 또한 입계 에너지가 높아 불연속 석출물에 대한 장벽(barrier) 역할을 한다. 따라서, twinned sample은 extruded sample에 비해 불연속 석출물의 생성 및 성장이 억제되게 된다.
그림 10a는 SEM으로 촬영한 조직 사진과 이미지 분석을 통해 얻은, 두 시편의 시효 처리 시간에 따른 불연속 석출물의 면적 분율 변화를 나타낸다. Extruded sample은 시효 시간 8시간 이후로 불연속 석출물의 면적 분율이 급격하게 증가하며, 피크 시효 시간(200 h)에서는 60.2%의 높은 면적 분율을 가진다. 반면, twinned sample에서는 시효 시간이 증가하여도 불연속 석출물의 면적 분율이 10% 미만으로 나타났으며, 피크 시효 시간(32 h)에서는 5.1%의 매우 낮은 면적 분율을 가진다. 이를 통해 소재 내에 {10–12} 인장 쌍정을 형성시키면 저온 시효 중에 불연속 석출물의 분율이 급격하게 감소함을 알 수 있으며 피크 시효 시간에서의 그 분율은 60.2%에서 5.1%로 매우 크게 감소한다. 그림 10b는 시효 시간 16 시간, 32 시간, 200 시간에서 두 시편의 불연속 석출물 영역의 경도를 보여준다. 측정된 모든 시간에서 twinned sample의 불연속 석출물 경도가 extruded sample의 불연속 석출물 경도 보다 높으며, 시효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층상간격이 증가하기 때문에 경도 차이는 더욱 크게 나타난다. 또한 twinned sample의 피크 시효 시간(32 h)에서의 불연속 석출물 경도는 93 Hv로 extruded sample의 피크 시효 시간(200 h)에서의 불연속 석출물 경도인 81 Hv 보다 약 15% 높다. 동일한 시효 시간에서 twinned sample의 불연속 석출물의 경도는 extruded sample에 비해 더 높지만, 불연속 석출물의 면적 분율이 extruded sample에서 훨씬 더 크므로 불연속 석출물이 소재 전체 경도에 미치는 영향은 extruded sample에서 더 크다.
그림 11은 피크 시효 처리된 extruded sample (200 h)과 twinned sample (32 h)의 SEM 미세조직 사진을 보여준다. 피크 시효 상태에서 extruded sample의 미세조직은 전형적인 Mg-Al 계 합금의 저온 시효 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형태로, 불연속 석출물은 거의 모든 결정립계에서 형성되어 결정립 내부로 조대하게 성장하여 전체 영역의 60% 가량을 차지하며, 연속 석출물이 형성된 영역은 불연속 석출물 영역에 의해 둘러싸여 있다. 반면, twinned sample에서는 쌍정과 맞닿고 있지 않은 결정립계 중 일부분에서 불연속 석출물이 형성되고 결정립 내부로 성장하지 못해 전체 영역은 5% 가량만 차지하고, 연속 석출물 영역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특히 쌍정 내부에 매우 미세한 연속 석출물이 높은 수 밀도를 가지며 형성된 것을 알 수 있다. Extruded sample의 경도는 많은 양을 차지하는 불연속 석출물에 의해 주로 결정되며, twinned sample의 경도는 높은 쌍정 분율로 인해 쌍정 내 미세한 연속 석출물에 의해 주로 결정된다. 따라서, 소재 내에 {10–12} 인장 쌍정을 형성시키면, 불연속 석출물이 유리하게 석출되는 온도에서 시효 열처리를 하더라도 불연속 석출물의 석출이 효과적으로 억제되고 extrude sample의 연속 석출물보다 높은 경도를 가지는 미세한 연속 석출물을 다량으로 형성시킬 수 있다. 또한, 최대 경도에 도달하는 시효 시간을 200 시간에서 32 시간으로 크게 감소시킴으로써 시효 열처리 공정의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10–12} 인장 쌍정이 AZ80 합금 압출재의 150 °C 저온 시효 열처리 조건하에서의 시효 경화 거동과 석출 거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조사하였다. 6% 압축 변형 후 twinned sample에는 {10–12} 인장 쌍정이 63.9% 형성되었으며, 유효 결정립의 크기가 extruded sample에 비해 39% 감소하였다. Extruded sample의 최대 경도 값이 200 시간에서 나타난 반면, twinned sample에서는 32 시간에서 최대 경도 값을 보였다. Twinned sample에서는 높은 내부 변형 에너지로 인하여 석출이 가속화되어 최대 시효 시간이 크게 감소된다. Extruded sample에서는 불연속 석출물이 결정립계에서 형성된 후 빠르게 결정립 내부로 성장하여 피크 시효 시간에서는 면적 분율이 60.2%를 차지한다. 반면, twinned sample에서는 연속 석출물이 시효 초기에 빠르게 형성되고 이로 인해 불연속 석출물은 구동력 감소로 인해 생성과 성장이 억제되어 피크 시효 시간에서의 면적 분율이 5.1%로 매우 소량만 형성된다. 또한 쌍정립계와 쌍정 내부에 연속 석출물이 매우 미세하게 다량 형성되어 소재의 경도 향상에 큰 기여를 한다. 결과적으로, {10–12} 인장 쌍정의 형성은 저온 시효 시 연속 석출물의 형성을 가속화 시켜 시효 공정 시간을 대폭 단축시키며, 취성을 띄는 불연속 석출물의 형성을 억제하여 그 분율을 크게 감소시켜 기계적 특성에 있어 보다 유리한 미세조직을 형성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