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Fe계 비정질(Fe-base amorphous) 합금은 방향성을 갖는 결정들로 이루어진 일반적인 Fe계 합금과 달리 불규칙한 원자 배열을 가지고 있는 준안정(metastable) 상태의 구조 재료이다. 이러한 Fe계 비정질 합금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비정질 상의 형성을 촉진(GFA, glass forming ability)하는 특정 원소와 105~106 K/s로 알려진 임계 냉각속도(critical cooling rate) 이상의 빠른 냉각이 필수적이며, 독특한 구조적 배열로부터 야기된 높은 강도 및 경도, 높은 탄성 한계, 우수한 마모 및 부식 저항성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
용사코팅(Thermal spray)의 한 종류인 twin wire arc spray(TWAS) 공정은 이러한 Fe계 비정질 합금을 대면적 및 야외 구조물 대상으로 코팅하기에 적합한 공정이다. TWAS 공정은 다른 용사코팅 공정과 비교하여 단순한 장치 및 요구사항, 낮은 공정단가, 우수한 현장 작업성 등의 이점으로 인해 교량, 송신탑, 선박 등의 구조재료 보호를 위해 널리 활용되고 있다. TWAS 공정에서는 한 쌍의 소모성 금속 재질의 와이어를 접촉시키고 전류를 인가하여 와이어 끝단에 아크를 발생시키는데, 이때 발생하는 가열 현상으로 인해 와이어의 끝단이 용융된다. 와이어 용융이 발생하는 지점에 고압의 유체(Air, N2 등)를 분사하면 용융된 액적(Liquid droplet)이 와이어로부터 분리되어 비행하게 된다. 이렇게 비행하는 용융 액적은 코팅 대상물 상에 도달한 이후 충돌, 퍼짐, 응고, 냉각과 같은 일련의 적층 현상을 겪으며 부착되는데, TWAS 공정을 통해 적층된 입자의 냉각 속도는 105 K/s로 매우 높기 때문에, 적층 과정에서의 원소 확산과 결정화를 방지하여 비정질 상을 성공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2].
이러한 공학적, 산업적 이점으로 인하여 TWAS 공정을 이용해 Fe계 비정질 합금 코팅을 적용하고 개선하는 선행 연구가 다수 보고되었다. Fe계 비정질 합금의 초기 연구에서는 투과전자현미경을 활용한 개발 소재의 상세한 미세구조 분석, 경도 측정, 기존의 내마모성 코팅(martensitic stainless steel)과의 비교를 통해 다양한 조건(abrasive wear, dry sliding wear, ball-on-disc wear)에서의 우수한 마모저항성을 입증하였다[3-5]. 이후에는 Fe계 비정질 합금의 다변화를 위하여 주요한 원소(Cr, B, C, Si, Nb, Mn, Mo)의 조성을 제어하여 코팅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였다. 저자들은 조성을 제어하기 위하여 와이어를 제작하고 TWAS 공정을 이용하여 코팅을 적층한 후, 비정질 코팅의 형성 유무를 판별하기 위한 상 분석, 기초 기계적 물성(경도, 접합강도)를 평가하였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조성에 따른 마모 저항성과 고온 노출 시, 산화 저항성을 평가한 바 있다[6-10]. 제작된 코팅의 특성을 개선하기 위하여 후열처리에 대한 영향을 연구한 사례에 따르면, 450 ~ 800 °C 범위에서 후열처리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원소의 확산 현상으로 인해 코팅 기공도가 감소하고, 안정한 상인 Fe3B, Fe23B6, CrB 등의 결정이 코팅 내에 형성되어 경도 상승과 인성 감소를 보고하였다[11-15].
이렇듯 TWAS Fe계 비정질 코팅을 대상으로 기초 분석, 조성 제어, 후열처리 효과에 이르는 다양한 연구 사례가 존재하지만, 해양 환경에서 염수 분위기에 노출되었을 때 코팅 미세구조 및 기계적 물성 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극히 제한적이다. Y. Wang 외 4인에 의해서 수행된 연구에서는 TWAS Fe계 비정질 코팅을 3.5 wt.% NaCl 수용액에서 최대 28일까지 침지한 이후 분극 실험(potentiodynamic polarization test)을 통해 전기화학적 특성을 측정한 바 있다[16]. 이는 장시간 염수노출에 따른 Fe계 비정질 코팅의 부식 저항성을 최초로 보고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연구 사례이나, 코팅 미세구조 및 기계적 물성에 대한 결과가 부재하여 실제 현장에서의 적용 가능성은 추가적인 실험과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해양 환경에 노출되는 Fe계 비정질 코팅에 대한 이해를 보완하기 위하여 TWAS 공정을 통해 코팅을 적층하고, 염수노출 전후의 코팅 미세구조 및 기계적 평가를 수행하였다.
2. 실험 방법
해양구조물 소재로 사용되는 high strength low alloy(HSLA) 강을 모재로 선정하였다.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HSLA 모재의 상세한 조성은 표 1에 나타내었다.
모든 모재는 표면 조도 형성 및 표면 오염물 제거를 위해 코팅 직전에 24 mesh 크기의 상용 white Al2O3 그릿을 이용하여 블라스팅 전처리 공정을 수행하였다. 본 연구에서의 주요 코팅 소재인 Fe계 비정질과 코팅 대상물인 HSLA 강은 모두 Fe 기반의 소재로서 염수 환경에 노출되었을 시에 유사한 부식 현상을 겪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본 연구실에서 수행된 이전 연구사례에 따르면, 염수 환경에 노출되는 HSLA강 소재는 Al계 합금 코팅을 적용함으로서 우수한 부식 저항성을 얻을 수 있었다[17].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Al계 합금 코팅을 Fe계 비정질 코팅과 모재 사이의 중간층으로 적용하여 염수 환경에서의 부식 거동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자 하였고, 이러한 중간층 존재 유무를 변수로서 그림 1과 같이 2종의 시편을 제작하였다.
코팅 와이어 소재로는 최표면에 적용되는 Fe계 비정질(Metco8280, Oerlikon Metco, Switzerland) 및 중간층으로서 Al-3%Ti(52864MIG, Metallisation, United Kingdom)를 각각 선정하였다. TWAS 코팅층 제작을 위해 상용 코팅 장치인 Thermion 사의 AVD 450 장비를 활용하였고, Al-3%Ti 중간층과 Fe계 비정질 코팅의 두께가 각각 150 µm ~ 200 µm에 도달할 수 있도록 6.4 kW의 전력 조건을 선정하였다. TWAS 공정을 통해 제작된 2종의 샘플은 염수 분위기 하에서 코팅의 미세구조 변화 및 기계적 물성 저하를 비교할 수 있도록 상온 3.5 wt.% NaCl 수용액에서 1,000시간동안 염수침지 실험(soluble salt immersion test, SSIT)을 진행하였다. 염수침지 실험 직후, 흐르는 상온 증류수를 이용하여 표면의 부식생성물을 우선적으로 제거한 후, 에탄올 분위기에서 10분 간 초음파 세척을 수행하고, 이를 80 °C 전기 오븐을 이용하여 완전히 건조하였다.
원료 와이어와 TWAS 코팅(코팅 직후, 염수 분위기 노출 이후)의 단면 미세구조 관찰을 위해 scanning electron microscopy(SEM, IT-300, JEOL)을 사용하였고, 성분 분석을 위해 해당 장비에 포함된 energy-dispersive X-ray spectroscopy(EDS)를 활용하였다. 코팅 두께 및 기공도 측정을 위해 이미지 분석 소프트웨어(INNERVIEW 2.0, INNERVIEW, 한국)를 통해 관찰된 SEM 이미지를 분석하였다. 코팅의 단면을 관찰한 ×100 배율의 5개 이미지에서 각각 5개의 두께 데이터를 측정하고, 총 25개 데이터에 대한 평균 데이터를 평균 코팅 두께로 계산하였다. 마찬가지로 코팅의 단면을 관찰한 ×200 배율의 5개 이미지로부터 기공도를 측정하였다. 이미지의 지정된 면적들 중, 상대적으로 어두운 영역의 면적 비율을 기공도로 정의하며, 상세한 측정 방법은 선행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17]. 코팅 직후 및 염수 노출 이후 코팅의 기계적 특성을 평가하기 위해 Vickers hardness tester(DMH-1, Matsuzawa)를 통해 100 gf (HV0.1) 조건에서 10초 유지하여 각 시편 당 10회의 단면 경도를 측정하였다. 또한 코팅층과 모재 사이의 접합 강도를 평가하기 위해 ASTM C633 규격(Standard test method for adhesion or cohesion strength of thermal spray coating)에 의거하여 각 시편 당 5회의 시험을 진행하였다. ASTM C633 규격은 전체 용사코팅 시스템에서의 접합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실험 방법으로서, 1인치 직경을 갖는 시편 상에 적층된 용사코팅 샘플을 대상으로 코팅 샘플의 양쪽 면(모재 면와 코팅 표면)에 특수한 접착 에폭시(본 연구에서는 상용 FM-1000제품을 선정)를 활용하여 한 쌍의 1인치 직경의 지그에 각 면이 부착된다. 완성된 접합강도 시편은 만능 인장시험기를 활용하여 코팅면의 수직 방향으로 인장응력을 인가한다. 시험 도중 특정한 응력에 도달할 경우, 코팅면이 모재와 급격하게 분리되는 파단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값을 접합강도라고 정의한다. 각 샘플에 대해 동일한 실험을 5회 진행하고 이에 대한 평균과 표준편차를 계산하였다. 접합강도 실험 후, 파단 위치를 파악하기 위하여 모재 측 표면을 관찰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중간층 소재로서 사용된 Al-3%Ti 와이어의 단면 미세구조를 그림 2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Al-3%Ti 와이어는 직경 2.5 mm을 가지며, 와이어 전체 영역의 조성은 Al(97.5 at.%)와 Ti(2.5 at.%)로 확인되었다. 와이어 내부는 그림2(b)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기지(빨간 점선) 영역과 입자(빨간 화살표) 영역으로 구분되는데, 기지 영역의 조성은 Al(99 at.%) + Ti(1 at.%)이고, 입자 영역은 Al(75 at.%) + Ti(25 at.%)으로 구성됨을 확인하였다. J. C. Schuster 외 1인에 의해 제시된 Ti-Al 이성분계 상변태에 따르면, 3%의 Ti 원소를 포함하는 Al계 합금에서 Ti 원자의 Al 기지 내 고용도는 1% 미만으로 극히 적으며, 대부분의 Ti 원자는 Al 원자와 결합하여 금속 간 화합물인 α-TiAl3를 형성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18]. 따라서 Al-3%Ti 와이어는 1 at.% 미만의 Ti 원자를 고용하고 있는 Al 기지와 TiAl3 금속 간 화합물이 공존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 3을 통해 최표면 코팅 소재로 적용되는 Fe계 비정질 와이어는 전체 직경 1.6 mm이며, 내부에 존재하는 다양한 조성의 입자와 이를 원형으로 감싸고 있는 피복으로 구성됨을 확인할 수 있다. 이때 (1) 지점에서의 성분 분석 결과, 외부 피복은 Fe(72 at.%) + Cr(20 at.%) + Ni(8 at.%)로 구성됨을 확인하였다. 그림 3(b)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Fe계 비정질 와이어의 내부 입자는 매우 다양한 성분으로 구성되어있는데, 검은색으로 표현되는 (2) 지점은 B으로 확인되고, 어두운 회색으로 표현되는 (3) 지점은 Al, Si으로 구성되었다. 밝은 회색으로 표현되는 (4) 지점은 Cr, Mn을 포함하고 있으며, 하얀색으로 보이는 (5) 지점은 Fe. Nb이 풍부하였다. 전체적으로 Fe계 비정질 와이어는 Fe, Cr, Ni, Mn, Al, Si, Nb, B 원소들의 조합으로 구성됨을 확인하였다.
그림 4는 코팅 직후 단층 및 다층 코팅의 표면 XRD 상분석 결과를 나타낸다. XRD 회절 각도 43° 및 64° 인근에서 넓게 퍼지는 형태의 주요 피크가 확인되었다. XRD 분석 소프트웨어의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해당 주요 피크는 α-(Fe, Cr) 상으로서 단일 상을 나타내며, TWAS 공정을 통해 Fe계 비정질 코팅을 분석한 관련 선행연구와 유사한 결과이다[5,6]. 선행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넓게 퍼지는 형태의 피크는 비정질 혹은 나노 결정립으로 구성된 소재에서 주로 관찰되는 현상으로서 본 연구에서 적층된 단층 및 다층 Fe계 비정질 코팅은 모두 이러한 미세구조적 특징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 활용된 Fe계 비정질 와이어는 8종 이상의 원소로 구성되어 있고, 이러한 원소들은 상이한 원자 크기를 가짐으로써 높은 비율로 조합되었을 때 비정질 상을 형성하는 경향성이 높다. 또한 용사 코팅의 일종인 TWAS 공정은 코팅 과정에서 용융된 Fe계 비정질 소재의 액적이 고상으로 응고된 후 저온으로 냉각될 때, 냉각 속도가 105/s 이상으로 높기 때문에 안정한 상을 형성하기보다 준안정(metastable) 혹은 비안정(unstable) 상을 형성하게 된다[2].
그림 5를 통해 제작된 2종 코팅의 단면 미세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모든 코팅은 모재-코팅 간의 계면에서 탈락 현상이 없이 연속적인 접합을 이루고 있으며, 적합한 TWAS 공정조건을 통해 건전한 코팅이 형성되었음을 볼 수 있다. 그림 5(a)에 표현된 단층 코팅의 경우, 코팅 평균 두께는 214 µm ± 34 µm로 측정되었으며, 평균 기공도는 9.57 area% ± 0.88 area%로 측정되었다. 코팅 내부에는 일부 수직 균열이 관찰되었는데, 이는 코팅 적층 이후 냉각 과정에서 형성된 것으로 사료된다. 그림 5(b)에 표현된 다층 코팅의 경우, Fe계 비정질 코팅은 6.09 area% ± 0.68 area%의 평균 기공을 함유하고 있는 208 µm ± 33 µm의 평균 두께로 적층되었고, Al-3%Ti 중간층은 10.36 area% ± 0.72 area%의 평균 기공을 함유하고 있는 165 µm ± 31 µm의 평균 두께로 적층되었다.
고배율 Al-3%Ti 중간층의 단면 미세구조를 그림 6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성분 분석결과 Al-3%Ti 코팅의 전체 조성은 Al(89.5 at.%) + Ti(1.8 at.%) + O(8.7 at.%)로 측정되었는데, 코팅 과정에서 고온의 용융된 액적이 비행하는 도중 공정가스(압축공기) 및 대기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산화가 발생하여 코팅 내부에 O 원자가 식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코팅의 내부에는 용융된 액적의 퍼짐 현상으로 인하여 형성되는 물결 무늬의 스플렛과 그 사이의 검은색 영역(빨간색 화살표)으로 구분된다. 이때 스플렛 영역은 Al 원자가 모두 분포하고 있으며, 일부 국소 영역에서 코팅 과정 중에 형성된 Al-O 산화물(노란 화살표) 및 TiAl3 금속 간 화합물(하얀 화살표)이 관찰된다. 검은색 영역은 일부 산화물을 포함하고 있으나, 대부분은 비어있는 영역인 기공으로 판단된다.
그림 7을 통해 Fe계 비정질 코팅의 고배율 미세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코팅 내부는 일반적인 TWAS 코팅과 마찬가지로 물결 무늬의 스플렛과 검은색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Fe계 비정질 와이어처럼 매우 다양한 대비를 갖는 영역이 확인되었다. 성분 분석 결과, 코팅 전체의 조성은 EDS로 정확하게 측정이 어려운 B 원소를 제외하고 Fe(59.1 at.%) + Cr(13.2 at.%) + Ni(4.4 at.%) + Mn(0.9 at.%) + Al(6.3 at.%) + Si(1.5 at.%) + Nb(5.2 at.%) + O(9.3 at.%)로 측정되었다. Al-3%Ti 중간층과 마찬가지로 코팅 공정 과정에서 산화가 발생하여 산화물이 코팅 내부에 존재함을 확인하였다. 원소 맵핑 결과 Fe, Cr, Ni, Mn, Nb, Si 원자는 코팅 내부 스플렛 영역에 비교적 고루 분포하고 있음을 확인하였으나, Al은 O와 결합한 Al-O 산화물의 형태로 코팅 내부에 존재하고 있으며 고배율 이미지의 빨간색 화살표에 나타낸 검은색 영역은 대부분 이러한 Al계 산화물로 확인되었다. Al은 Fe계 비정질 와이어에 존재하는 많은 금속 원소 중, O와 가장 빠르게 반응하여 산화물을 우선적으로 형성하여 다른 원소들의 산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림 8은 3.5 wt.% NaCl 수용액 분위기에 1,000시간 노출된 모재 및 2종 TWAS 코팅 샘플의 사진을 나타낸다. HSLA 모재의 경우, 염수 노출 직후 표면에 갈색의 부식생성물이 형성된 것을 볼 수 있고 세척으로 인하여 이러한 부식생성물이 쉽게 제거되는 사실을 통해 부식생성물과 모재와의 밀착력이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단층 코팅의 경우, 짙은 갈색의 결정성을 갖는 부식생성물이 표면에 형성된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부식생성물은 모재와 마찬가지로 세척을 하였을 시 쉽게 제거되는 특성을 가졌는데, 코팅이 가지고 있는 거칠기로 인하여 샘플 최외각에 부착된 부식생성물은 잔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단층 코팅에서 형성된 부식생성물은 코팅 표면과의 밀착력이 낮아 연속적인 부식 환경에서 부식을 억제할 수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다층 코팅의 경우, 앞선 두 샘플과는 달리 하얀색 부식생성물이 표면에 형성된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본 연구실에서 수행되었던 선행연구 사례에서도 확인되었던 Al계 산화물 및 수산화물로 보이며, 세척 전후에도 코팅 표면과 긴밀하게 부착됨을 확인하였다[17]. 그러나 샘플의 특정 부분에서 들뜸 현상이 관찰되었는데, 이러한 영역은 세척 과정에서 박리(빨간색 화살표)가 발생하여 완전히 탈락되었다. 따라서 다층 코팅은 코팅 내부에서 형성된 부식생성물이 성장함에 따라 전체 코팅의 내구성을 저해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 9를 통해 염수 노출 후, 단층 코팅 샘플의 단면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장시간 염수노출 이후에도 Fe계 비정질 코팅은 모재와 친밀한 접합을 유지하고 있어 염수에 의한 계면 박리 혹은 들뜸 현상이 발생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코팅의 평균 두께는 207 µm ± 28 µm이고, 평균 기공도는 6.25 area% ± 0.90 area%로 측정되어 코팅 직후와 비교하여 평균 두께가 각각 7 µm 감소하였다. 코팅 전체의 조성은 Fe(58.9 at.%) + Cr(13.6 at.%) + Ni(4.7 at.%) + Mn(0.7 at.%) + Al(5.8 at.%) + Si(1.7 at.%) + Nb(3.9 at.%) + O(10.7 at.%)로 측정되어, 코팅 직후와 비교하여 코팅 내부에서 특정한 원소의 극심한 용출 혹은 산화 현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그림 10을 통해 염수 노출 후, 다층 코팅 샘플의 단면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림 10(a)와 10(b)는 각각 코팅 샘플의 중앙 및 외곽 영역을 관찰한 결과를 나타낸다. 그림 10(a)에서 볼 수 있는 코팅 샘플의 중앙 영역은 코팅 직후의 이미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반해 코팅 샘플의 외곽 영역(그림 10(b))은 극심한 부식 현상이 발생하여 노란 화살표로 표시된 부식 생성물이 Al-3%Ti 중간층을 점차 파고드는 형상을 볼 수 있다. 부식 생성물의 형상이 주름 무늬(lamellar morphology)를 띄고 있는 것을 통해 Al-3%Ti 중간층 내부에 존재하는 스플렛 계면을 따라 전파한 것으로 보이며, 성분 분석 결과 이러한 부식 생성물은 Al-O로 이루어진 산화물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에서 확인된 Al-3%Ti 중간층의 극심한 부식 현상은 선행연구에서의 염수침지 실험 결과와 다소 일치하지 않는다[17]. 해당 연구에서는 동일한 염수 환경에서 Al-3%Ti 단일층을 1,000시간동안 노출하였을 때, 코팅과 모재가 친밀한 결합을 유지하고 있으며 코팅 내부의 형성되는 부식생성물이 내부로 침투하더라도 염수와 접하는 영역에서 치밀한 Al-O 부식생성물을 형성함으로서 추가적인 부식을 억제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에 반해 본 연구에서는 단일층으로서 우수한 부식 저항성을 보였던 Al-3%Ti 중간층의 극심한 부식을 보여 이전 결과와는 상이한 현상을 보였다. 코팅 샘플의 중앙 영역에서는 염수가 Fe계 비정질 코팅의 표면으로부터 침투하더라도 Fe계 비정질 코팅을 우선적으로 부식함으로서 Al-3%Ti 중간층이 염수에 노출될 가능성이 낮아 지속적인 부식이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코팅 샘플의 외곽 영역에서는 Fe계 비정질 코팅과 Al-3%Ti 중간층으로 이루어진 부식 셀이 형성되어 갈바닉 부식 현상으로 인한 Al-3%Ti 중간층의 부식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Al-3%Ti 소재는 Fe계 비정질 소재와 비교하여 우선적으로 부식이 발생). 외곽 영역에서 Al-3%Ti 중간층의 내부 결함을 따라 진행되는 부식 현상은 이러한 부식 셀의 형성을 촉진하며 그림 8에서 관찰된 코팅 외곽 영역 박리 현상의 주요한 원인으로 보인다. 다수의 선행연구 보고에 따르면, Fe계 금속의 부식현상은 산화반응(양극용해) 및 음극환원 반응에 의존한다고 알려져있다[19-21]. 산화반응으로 인해 수용액에 노출된 금속의 표면으로부터 금속 원자가 이온화되며 전자를 방출(Fe → Fe2+ + 2e-)하고 전자는 금속 표면에 축적된다. 수용액 내에 존재하는 산소, 수소 양이온 및 물 분자 등은 축적된 전자와 결합하는 음극환원 반응을 일으킨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로 인하여 금속의 표면에는 다양한 형태와 색상을 갖는 부식 생성물(수산화철, 산화철)이 형성된다. 이러한 부식 생성물은 그 형태와 모재와의 밀착력에 따라 부식 현상을 억제 혹은 가속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금속 표면에 밀착하여 수용액과의 접촉을 방지할수록 부식속도를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 5에 나타낸 Fe계 비정질 코팅의 미세구조 관찰 결과, 코팅의 표면부는 전면 부식(General corrosion)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코팅 내부에 존재하는 균열 및 스플렛 계면 부분은 균열 부식(Crevice corrosion)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림 9에 타나낸 염수노출 후의 단면 미세구조 분석 결과에 따르면, Fe계 비정질 코팅의 표면부에 공식(pitting corrosion) 현상은 관찰되지 않아 코팅 표면부에서는 전면 부식이 발생하여 코팅 용해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며 코팅 내부 기공도의 변화가 거의 없는 것을 통해 코팅 내부로 침투한 수용액에 의한 국부 부식이 극심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는 Fe계 비정질 코팅의 부식 생성물의 상세한 성분 분석은 이루어지지 않아 코팅을 구성하는 다양한 원소들의 상대적인 용해속도를 정량적으로 제시할 수는 없었으나, 비정질 합금이 코팅의 모든 영역에서 원소들이 불규칙하고 균일하게 배치된 구조임을 고려할 때 국부적인 부식 현상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림 8-10의 결과로부터 단층 코팅은 Fe계 비정질 코팅의 표면으로부터 연속적인 전면 부식이 주로 발생하여 지속적인 코팅 원소의 용해 및 코팅 두께 감소가 예상되고 다층 코팅은 코팅의 외곽 영역으로부터 Al-3%Ti 중간층의 극심한 갈바닉 부식으로 인해 Al-O 부식 생성물이 지속적으로 형성되고 이로부터 유발된 코팅 계면 약화 및 부피 변화로 인해 외곽 영역에서 코팅 박리가 발생하여 내구성을 저해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림 11은 코팅 직후 단일 및 다층 코팅의 접합강도를 나타낸다. 단일 코팅의 접합강도의 평균과 표준편차는 각각 40.8 MPa와 2.2 MPa로 측정되었으며, 다층 코팅의 접합강도의 평균과 표준편차는 각각 23.8 MPa와 1.2 MPa로 측정되었다. 각각 5개의 샘플을 대상으로 측정한 결과, 표준편차가 평균값의 5% 이내로 확인되어 경향성이 높은 실험 결과로 판단된다. 단일 코팅은 다층 코팅과 비교하여 1.71배 높은 접합강도를 보였는데, 이는 접합강도 실험 시 파단 위치에 따른 영향으로 판단된다.
그림 12(a)에 나타낸 단층 코팅의 접합강도 후 파단면 관찰 결과, HSLA 모재와 Fe계 비정질 코팅은 모두 Fe 원소를 포함하고 있으나 Cr 원소는 Fe계 비정질 코팅에만 존재하므로 노란색으로 표시된 Cr 원소가 검출된 영역은 코팅이 잔류하는 영역으로 볼 수 있다. 샘플은 코팅과 모재가 만나는 계면 및 코팅 내부를 포함하여 파단이 발생했으며, 이는 일반적으로 코팅-모재 간 계면에서의 파단으로 판단할 수 있다(코팅 내부에서 파단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모든 파단면이 코팅 내부로만 이루어짐). 그림 12(b)에 나타낸 다층 코팅의 접합강도 후 파단면 관찰 결과, Fe 및 Cr 원소는 동일한 영역에서 검출되므로 Fe계 비정질 코팅으로 볼 수 있고 하늘색으로 이루어진 Al 원소는 잔류하고 있는 Al-3%Ti 중간층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다층 코팅의 파단은 Al-3%Ti 중간층과 Fe계 비정질 코팅이 만나는 계면 영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 Fe계 비정질 코팅을 적층하는데 동일한 공정조건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코팅의 접합강도에 기여하는 에너지는 동일하다. 따라서 다층 코팅의 접합강도는 Al-3%Ti 소재가 지니고 있는 낮은 기계적 강성 및 소재 자체의 한계로부터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선행연구에서 Vickers hardness tester로 측정된 Al-3%Ti 코팅의 평균 경도는 135 Hv0.025로서 순수한 Al 코팅보다는 높으나, 후술될 Fe계 비정질 코팅과 비교하면 매우 낮기 때문에 접합강도 실험으로 인한 수직 응력이 인가될 때 상대적으로 쉬운 변형이 예상된다[22]. 뿐만 아니라 본 연구실에서 수행된 선행연구에서 코팅 직후 Al-3%Ti 단일층의 평균 접합강도는 22.3 MPa로서 본 연구에서의 결과와 유사하다는 사실로 미루어 보건데, 본 연구에서 다층 코팅 전체 시스템 중, 가장 취약한 영역(전체 접합강도를 결정하는 영역)은 Fe계 비정질 코팅과 Al-3%Ti 중간층의 계면으로 판단된다[17,22].
장시간 염수노출이 단일 및 다층 코팅 경도에 미치는 영향을 그림 13으로부터 확인할 수 있다. 코팅직후와 염수노출 후의 코팅은 각각 검은색 및 파란색 음영으로 표시하였다. 단층 코팅의 경우, Fe계 비정질 코팅의 염수노출 전후 경도는 각각 1034 HV0.1 ± 90 HV0.1와 1104 HV0.1 ± 62 HV0.1로 측정되어 염수노출 이후에 소폭 상승하였다. 다층 코팅의 경우 Al-3Ti 본드코트는 염수노출 전후의 경도가 각각 94 HV0.1 ± 14 HV0.1 와 98 HV0.1 ± 16 HV0.1로 측정되었으며, Fe계 비정질 코팅의 염수노출 전후 경도는 각각 1053 HV0.1 ± 94 HV0.1와 1057 HV0.1 ± 116 HV0.1로 측정되었다. 본 연구에서 적용된 Fe계 비정질 코팅은 기존의 일반적인 Fe계 코팅(carbon steel 및 stainless steel)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경도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G. Jandin 외 3인은 TWAS 공정을 이용하여 0.80C 탄소를 함유하는 carbon steel 코팅을 최적화하기 위하여 주요 공정변수(전력, 공정가스 압력)를 광범위하게 제어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다[23]. 해당 연구에서는 32종 이상의 상이한 코팅을 제작하여 코팅의 경도를 측정하였는데, 0.8C carbon steel 코팅의 경도는 270.4 HV0.1 ~ 369.9 HV0.3의 범위를 가져 해당 소재로 구현할 수 있는 최대의 경도는 369.9 HV0.3로 확인되었다. J. Lee 외 3인은 탄소 함유량이 상이한 2종의 carbon steel 와이어(0.08 wt.%C, 0.80 wt.%C)를 활용하여 TWAS 코팅을 적층하였다[24]. 해당 연구에서는 코팅 미세조직을 개선하기 위하여 2종의 공정가스(공기, 질소)를 사용한 코팅을 제작하였으나, 코팅의 경도는 약 200 ~ 550 HV0.3 범위를 갖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K. Depalma 외 3인에 의해 수행된 연구에 따르면, 420 stainless steel 소재를 TWAS 공정을 통해 적층한 경우 코팅의 경도는 300 ~ 550 HV0.3 범위로 측정되었다[25]. 이렇듯, TWAS 공정을 통해 carbon steel 및 stainless steel과 같은 일반적인 Fe계 코팅을 적층할 시 코팅의 경도를 550 HV 이상으로 구현하는 것은 소재 자체의 한계로 인하여 공정 제어만으로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Fe계 비정질 소재는 이러한 일반적인 Fe계 소재의 경도를 월등히 뛰어넘는다는 연구결과가 다수 보고된 바 있다[6-10]. 비록 많은 선행연구에서 Fe계 비정질 소재는 다양한 범위의 조성(Fe, Cr, B, Si, Nb, Ni 등의 조성이 연구마다 상이함)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TWAS 공정을 통해 적층된 Fe계 비정질 코팅은 공통적으로 800 HV 이상의 높은 경도를 나타내었다. 본 연구에서 제작된 코팅은 코팅 직후 경도가 1000 HV0.3 이상으로 확인되어 이러한 TWAS Fe계 비정질 코팅 중에서도 높은 기계적 강성을 가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선행연구 및 본 연구에서 확인된 TWAS Al계 및 Fe계 코팅의 3.5 wt.% 염수노출 전후 기계적 특성 및 내구성에 대하여 표 2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17]. 단층구조로 제작된 Al-3%Ti(Al계 소재) 코팅은 상대적으로 낮은 단면경도 및 밀착력을 갖으나, 장시간 염수 분위기에 노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계적 물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모재와 강하게 접합하는 부식 생성물이 형성된다. 이에 반해 단층구조로 제작된 Fe계 비정질(Fe계 소재) 코팅은 매우 높은 단면경도 및 밀착력을 갖고 있으나, 염수 환경에서 생성되는 부식 생성물이 모재 표면과의 접합이 약해 세척 과정에서 쉽게 제거되었다. 그러나 코팅 내부에서 측정된 단면 경도는 코팅 직후의 값과 거의 유사하였다. Al-3%Ti와 Fe계 비정질을 각각 하부와 상부 코팅으로 사용한 다층구조 코팅의 경우, 표면부에는 Fe계 비정질의 매우 높은 단면경도를 보였으나, 밀착력은 24 MPa 수준으로 단층구조 Al-3%Ti 코팅에 준하는 값을 나타내었다. 이는 장시간 염수노출 환경에 노출될 경우, Al-3%Ti 코팅에서 관찰된 하얀색의 부식 생성물이 형성되었고, 상부 Fe계 비정질 코팅의 들뜸 현상을 유발하여 코팅 박리가 발생하였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우수한 기계적 강성과 내구성을 갖는 Fe계 비정질 코팅을 제작하기 위하여 TWAS 공정을 활용하였다. 코팅 구조에 따른 염수노출 거동을 비교하기 위하여 단층 및 다층 구조(Al-3%Ti 본드코트)를 갖는 Fe계 비정질 코팅을 제작하였다. 상용 와이어 및 코팅의 단면 미세구조와 조성을 분석하고, 제작된 코팅의 상 분석을 수행하였다. 염수노출 전후에 따른 코팅 미세구조 및 기계적 특성(접합강도, 경도)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하여 코팅 시편은 3.5 wt.% NaCl 수용액에 1,000시간동안 노출되었다. 장시간 염수 노출 결과, 단층 코팅은 연속적인 전면 부식 현상으로 인하여 코팅의 두께가 점차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었고 다층 코팅은 본드코트의 갈바닉 부식으로 인하여 코팅 박리가 발생하여 내구성을 크게 저해하였다. 또한 단층 코팅이 다층 코팅과 비교하여 우수한 접합강도를 보이는 사실을 통해 해양 환경에 노출되는 Fe계 비정질의 내구성 측면에서 단층 코팅이 유리한 것으로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Fe계 비정질 코팅은 TWAS 공정을 통해 HSLA강 상에 성공적으로 적용될 수 있으며, 장시간 염수노출에도 우수한 경도를 유지하는 것을 최초로 확인하였다.